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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
2020.06.20 14:25

믿는 다는것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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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_인터뷰
 
지난주 출간된 『믿는다는 것』의 저자 강영안 교수님과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책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약 30년간의 철학과 교수직에서 은퇴하신 이후 작년부터 또다시 미국 칼빈신학대학원에서 철학신학 담당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시고 계신데,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A. 네. 국내 생활보다 훨씬 한가합니다. 옛날 유학 시절처럼 다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에게 스스로 하는 확인이기도 하고 다짐이기도 합니다만, 교수가 되는 것이 저의 삶의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공부가 좋아서 지금까지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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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자소개에 보면 “고려신학대학(현 고신대학교) 재학 중 네덜란드에서 신학을 공부할 생각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로 옮겨 그곳에서 네덜란드어와 철학을 공부하였다”라고 적혀 있는데, 신학을 공부하려다가 철학으로 방향을 전환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이 시점에 와서 돌아보면 신학이냐, 철학이냐 하는 구별은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저의 신학 공부나 철학 공부는 출발 자체가 ‘믿음’이었습니다. 철학을 전문으로 하면서도 성경 공부나 신학의 여러 분야 공부를 완전히 손 떼 본 적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습니다.
 


Q. 이번에 신작 『믿는다는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동안 출간하신 책들과는 비교적 대중적인 책이라 볼 수 있는데, 어떤 독자를 염두에 두고 집필하셨는지요?
 
A. 이 책은 혼자 앉아 에세이 쓰듯 쓴 책이 아니라 강의나 설교 요청을 받아 쓴 원고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물론 어디에서도 이 원고대로 설교하거나 강의한 적은 없습니다. 준비하느라 썼던 거죠. 청중들은 20대나 30대, 그리고 40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제 책은 아마 30대나 40대들에게 제일 가깝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사회를 좀 경험하고 삶을 살아 본 분들 말이지요. 그런데 제 제자 가운데 원고를 읽어 본 어느 목사님이 10대 후반이나 20대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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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책을 만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A. 이 책의 바탕이 된 원고는 2011년과 2012년에 쓴 글입니다. 그러니 이미 6, 7년이 지났지요. 이번에 책을 만들면서 들어가는 말이나 나가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물론 여기저기 첨삭한 부분들도 있습니다. 에피소드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앞표지 디자인을 처음에 알아보지 못한 게 될까요? 빨간 점들이 왜 있는지 몰랐지요. 나중에야 그게 ‘FAITH’의 한 부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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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의 신앙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교수님은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말씀과 삶 사이에서 마주하는 여러 갈등과 고뇌의 순간들을 주로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셨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셨습니까?
 
A. 중학교 때부터 성경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학교보다 교회가 오히려 훨씬 중요한 삶의 자리였습니다. 신앙 체험은 고2 때 있었습니다. 그 뒤로 신앙에 대한 회의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파스칼, 아우구스티누스, 키에르케고어를 고등학교 때 읽은 것이 저에게는 기독교 신앙에서 지성의 중요성과 동시에 마음, 곧 정감적 측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기쁨 가운데 머물 때나 좀 냉랭해질 때가 없지 않았지요. 부족하지만 오늘까지 삼위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 수 있는 것만 해도 큰 은혜라 생각하고 감사하게 여깁니다.
 


Q. 이 책의 첫 강의가 ‘질문하는 믿음’으로 시작되는데요. 오랫동안 자신의 신앙 스타일이 굳어져 생각하고 질문하는 삶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지거나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러한 이들에게 실제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그렇죠. 대부분은 교회에서 질문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지요. 그런데 저는 질문하는 법을 어릴 때 학교보다 교회에서 배웠습니다. 이게 사라진 듯해서 안타깝지요. 믿었으면 믿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게 무엇인지 알고 삶과 연관시켜 볼 것 아닙니까? 인간은 모르고도 행동하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모르고서 하는 행동은 오류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열심은 있지만 지식이 없는 경우가 이런 경우입니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오류가 있습니다. 제대로 하나님 백성, 하나님의 자녀로 살기 위해서 우리 성도 한 사람이 각각 바르게 알아야 하고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물어야지요. 누구보다 목사님들이 불편해하시겠지요. 공부하지 않고서는 신앙을 통해 발생하는 물음들을 대면할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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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책에서 다루듯이,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특징을 보면 자기중심적 삶이 아닌 타자를 생각하는 삶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이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나에 대한 집중, 나의 이기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타자에 대한 감각을 끊임없이 깨울 수 있는 근원적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풍성함이죠. 내가 부족하면 타자를 수용할 수 없습니다. 우리 속담에 “쌀독에서 인심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없으면 퍼 줄 수 없습니다. 충만함이 없이는 나눌 수 없습니다. 충만함, 풍성함은 자기 부인, 자기 비움, 그리고 그 속에 넘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체험 없이는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받음이 없다면 비우래야 비울 수 없고 따라서 풍성함이 자리 잡을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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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책의 4강에서 교회의 세습 문제를 언급해 주셨는데, 이와 함께 한국 교회의 병폐로 인식되었던 개교회 중심주의나 기복신앙, 성직주의나 성장(성과)주의, 소비주의 등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교회 내부뿐 아니라 최근에는 언론 등 외부에서도 자세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교회 바깥(세사)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우리가 교회 바깥을 바라보는 시선, 양자 간에 어떤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외부의 적들’에 대해서 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을 지난 몇 년 동안 종종 듣습니다.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이것들이 중요한 어젠다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정말 복음을 충실하게 믿고, 단지 믿을 뿐 아니라 그렇게 산다면, 이것들이 적이 될 수 있겠어요? 저는 유감스럽게도 지금 한국 교회 자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교회의 적이 되어 버리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적은 바깥에 있지 않고 오히려 안에 있습니다. 복음의 능력이 삶 속에 드러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문제입니다. 반지성주의가 지배하고, 교인들은 점점 우민화되고, 돈이 신이 되고, 자기 교회만 교회인 줄 알고, 세상보다 더 세상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세속주의에 빠진 것이 오늘 한국 교회의 문제라 봅니다.
물론 저는 신실한 신자들을 많이 봅니다. 그러나 큰 방향, 큰 흐름에서 한국 교회는 우리 스스로 근본으로부터의 회개가 없이 이 상태로 지속되면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말로는 복음을 떠들지만 실상은 복음을 잃어버린 겁니다. 나사렛 예수, 우리의 메시아가 되시는 예수에게 돌아가 그분의 믿음, 그분의 생각, 그분의 삶을 배워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십자가와 부활을 거쳐 다시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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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의 질문과 연결하여 한국 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특히 사회 정치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고, 안보 문제, 이념, 세대, 계층 간 갈등 등에 의해 대립하거나 분열되는 양상도 보게 됩니다. 성도들이 한편으로는 대립과 분열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공적 담론에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참여하는 데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대부분 한국 교회가 아직 공적 담론에 참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서 시작한 ‘근대’라는 문화는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나누었는데, 여기서 교회는 사적 공간으로 밀려났지요. 그런데 이제는 이 두 공간이 서로 겹치거나 합치거나 어울리게 되는 것을 우리가 경험합니다. 우리는 지금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때로는 엄밀히 구별되기도 하고 때로는 뒤섞이는 그런 삶의 상황에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삶과 문화, 사고와 체제 등의 다원화와 연결되는데, 이러한 변화는 교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하고 자신의 고유한 삶을 보여주도록 요구합니다. 보수와 진보의 틀에 갇혀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의 고유한 목소리, 고유한 삶의 방식으로 드러낼 수 없다고 봅니다. 이 틀을 뛰어넘어 오늘 우리에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오늘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작에서부터, 뿌리에서부터, 처음부터, 다시 묻고,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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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많이 소개해 주시고 추천해 주셨는데, 『믿는다는 것』과 함께 읽을 만한 도서를 몇 권 더 추천해 주신다면 어떤 책이 있을까요?
 
A. 글쎄요. 『고백록』과 더불어 제가 종종 소개하는 책이 G. K. 체스터턴의 『정통』(아바서원)이란 책입니다. 홍병룡 선생님의 믿을 만한 번역으로 나와 있습니다. 작년에 복 있는 사람에서 나온 월터스토프의 『하나님의 정의』도 권하고 싶어요. 이 책을 읽은 뒤 『사랑과 정의』(IVP)를 읽는 것도 좋겠지요(‘월터스토프의 정의론’에 관한 저의 해설이 끝부분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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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네 번에 걸친 강의에서 믿음을 얘기했습니다만, 그걸 일목요연하게 체계를 만들어 제공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1강에서도 질문뿐만 아니라 응답과 실천이 언급됩니다. 마치 파도가 몰려왔다가 물러나고 다시 몰려왔다가 물러가는 방식을 경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나 ‘의와 공도’도 그렇습니다. 네 강의를 점진적으로, 서로 연관시켜 읽으시길 바랍니다.
 
교수님, 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기대하겠습니다.
 
 
* 11문 11답으로 구성된 본 인터뷰는 SNS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바쁜 학사 일정 가운데 친절하게 답을 주신 강영안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올 하반기에 강영안 교수의 『나사렛 예수』가 이어서 출간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출처] [돌발 인터뷰] 『믿는다는 것』(복 있는 사람)의 저자, 강영안|작성자 hismessage

 

ps 출처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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