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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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dwoori posted Nov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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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안 지음
IVP 펴냄 / 13,000원


“우리는 태어나는 것으로나 먹고사는 것으로만 우리 자신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듣는가에 따라 우리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 그러므로 무엇을 읽는지, 어떻게 읽는지가 중요합니다.”(13쪽)

읽는다는 것이 무엇이며, 읽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읽으려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본 책이 나왔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읽기’ 행위의 여러 요소와 독서법을 풀어놓고 ‘책 중의 책’ 성경을 어떻게 읽을지 안내한다.

“기독교는 책과 문자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전통입니다. 이 점에서 플라톤이나 근대의 데카르트 전통, 그리고 선불교와 노장 전통과는 분명히 구별됩니다.”(71쪽)

‘읽는다는 것은’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대할 때마다 ‘읽기’의 의미는 기존의 그것보다 확장된다.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안구 운동에 그치지 않고 질문하고 생각하는 활동임을….”(104쪽)
“읽는다는 것은 눈으로는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을 이어가는 행위이며 마음으로는 이어지는 단어와 문장이 무슨 뜻인지 알아가는 ‘이해의 과정’입니다. … 그로 인해 세계와 타인을 보는 눈의 변화가 생기고, 삶의 변화가 수반됩니다.”(107쪽)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신앙인으로서 ‘읽기’가 깊어질수록 신앙생활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되었다. 이 책은 성경 읽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선험된 안내이자 도전이 되고, 성경 읽기를 자부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읽기를 점검하고 의미를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성경을 제대로 읽으려면 성경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보다 오히려 나를 비워, 성경이 나에게 다가와 나를 읽어 내고 나를 채워 주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정적주의’(quietism)를 말함이 아닙니다. 나의 지성을 사용하여 열심히 읽어 내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이 적극성과 능동성이 말씀을 통하여 수동성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입니다.”(115쪽)

나는 이 책을 얼마나 잘 읽어냈을까. 일상에서 앞으로 책의 내용을 얼마나 적용해낼지, 특히 나의 성경 읽기가 어떻게 달라질지 경험해본 후에야 비로소 이 책의 읽기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출처 : 복음과상황(http://www.goscon.co.kr)